첫 실전에서 3만 원을 잃은 날 밤, AI는 그날 모인 데이터로 새로운 초단타 매매 아이디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AI가 시험한 아이디어 24개를 모두 버렸습니다. 왜 그랬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AI가 시험한 아이디어들
AI는 장이 끝난 뒤 그날까지 모인 호가와 체결 데이터로 아이디어를 만들고 검증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은 이렇습니다.
- 호가 간격이 갑자기 벌어졌다가 다시 좁혀지는 순간을 노리는 방법
- 큰 매수나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소화된 직후 가격이 되돌아오는 움직임
- 가격이 잠잠해진 뒤 한쪽으로 크게 움직이는 흐름
- 매수·매도 대기 물량이 한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와 종목의 힘을 함께 보고 따라가는 방법
듣기에는 그럴듯한 아이디어들입니다. 저도 처음 보고는 이 중 하나는 되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24개 모두 탈락한 이유: 비용
결과는 전부 탈락이었습니다. 아이디어를 보유시간 5초부터 300초까지 여러 조건으로 시험했지만, 어느 경우에도 비용을 빼고 나면 평균 성과가 마이너스였습니다. 가장 나았던 아이디어도 1142건을 검증해 보니 거래 한 번당 평균적으로 손실이었습니다.
원인은 방향을 못 맞혀서가 아니었습니다. 가격이 움직이긴 했지만, 비용을 이길 만큼 크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한 번 사고팔 때 드는 거래 비용(수수료·세금·체결 차이)은 23bp, 즉 0.23%로 계산했습니다. 몇 초에서 몇 분 안에 0.23% 이상 움직이는 기회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좋아 보이는 숫자’를 믿지 않는 이유
판정할 때는 주문이 항상 원하는 가격에 체결된다고 가정한 숫자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가정하면 숫자가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하는 가격에 못 사고 못 파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가장 나았던 아이디어도 체결 가능성까지 반영하자 기대했던 성과가 남지 않았습니다. 또 그 시점에는 알 수 없었던 미래 정보를 몰래 쓰지 않았는지도 자동으로 점검했습니다.
버렸다고 끝이 아니다
탈락했다고 영원히 안 되는 방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의 비용 구조와 하루치 데이터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가장 나았던 아이디어는 실제 주문 없이 성과만 기록하는 모의 검증으로 계속 지켜보고, 새로운 거래일 데이터가 쌓이면 같은 기준으로 다시 확인합니다. 그 과정은 매일 연구 일지에 남깁니다.
초보인 제가 배운 것
AI는 아이디어를 정말 빨리, 많이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그중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없으면, 그럴듯한 아이디어에 돈을 먼저 넣게 됩니다. 저에게는 AI가 무엇을 찾았는지보다, 무엇을 왜 버렸는지를 아는 것이 더 큰 공부였습니다.
※ 이 글은 초보 투자자의 실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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