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 하나 맞추려다 자동매매까지 — 중고 부품으로 만든 AI 홈서버 구축기

이 블로그의 자동매매와 AI 연구는 모두 집에 있는 PC 한 대에서 돌아갑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런 걸 하려고 만든 PC는 아니었습니다. 원래 목적은 가족 사진을 백업해 둘 NAS용 PC 하나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정말이에요. 그리고 아내는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시작은 NAS용 PC였다

NAS는 집에서 쓰는 개인 저장 서버입니다. 처음에는 저장 공간만 넉넉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비용을 아끼려고 새 부품 대신 중고 부품을 알아봤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알뜰하고 모범적인 계획이었습니다.

당근과 중고나라에서 드래곤볼 모으기

당근과 중고나라를 오가며 부품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이른바 ‘드래곤볼 모으기’입니다. 그런데 매물을 보다 보니 조금만 더 보태면 더 좋은 부품이 보이고, 그렇게 한 단계씩 올라가다 보니 NAS용이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높은 사양이 완성돼 버렸습니다. 드래곤볼을 다 모으면 소원을 들어준다던데, 제 소원은 아무래도 ‘조금만 더 좋은 부품’이었나 봅니다.

최종 사양

  • CPU: 인텔 i5-14400
  • 그래픽카드: RTX TITAN 24GB × 2장
  • 메인보드: Z690 D4 프라임
  • 메모리: 128GB
  • SSD: 2TB + 1TB
  • HDD: 16TB × 2개, 6TB × 1개, 4TB × 1개

하드디스크만 합쳐도 42TB입니다. 사진 백업용으로는… 네, 아주 넉넉합니다. 금액은… 비밀입니다. 혹시 아내가 이 글을 볼지도 몰라서요. 아내에게 이 PC는 지금도 ‘사진 백업용 NAS’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진 백업, 정말 잘하고 있거든요. 다른 일도 조금… 많이 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보, 혹시 보고 있다면 이건 그냥 사진 백업용이에요. 조금 많이 똑똑한 사진 백업용이요.

욕심이 커진 순서

사양이 올라가자 욕심도 슬금슬금 같이 커졌습니다. 24GB 메모리를 가진 그래픽카드가 두 장이나 생기니, 인터넷 서비스가 아닌 내 PC에서 직접 AI(LLM, 대화형 AI 모델)를 돌려 보고 싶어졌습니다.

  • 처음에는 AI 에이전트 프로그램으로 LLM만 써 보려고 했습니다.
  • 그러다 원래 목적이던 NAS도 같이 쓰게 됐습니다. (원래 목적을 잊지는 않았습니다.)
  • NAS와 LLM을 쓰다 보니 집 안 기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홈어시스턴트(Home Assistant)도 올렸습니다.
  • 그리고 또 하다 보니, 결국 주식 자동매매까지 와 버렸습니다.

지금 이 PC가 하는 일

지금은 한 대의 PC가 여러 역할을 나눠 맡고 있습니다. 처음 계획보다 조금 많이 바빠졌습니다.

  • 가족 사진과 파일을 보관하는 NAS (아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역할)
  • 집 안 기기를 자동으로 움직이는 홈어시스턴트
  • 낮에는 정해진 규칙대로 주식을 사고파는 자동매매
  • 밤에는 그날까지 모인 매매 데이터를 백업해 내 PC의 AI가 새로운 거래 방법을 연구하는 일

밤에 하는 연구 과정은 연구 방법과 데이터에 정리해 두었고, 그 결과는 매일 연구 일지로 올리고 있습니다.

돌아보며

NAS 하나 맞추려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자동매매를 하나도 모르던 초보가 AI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세팅해 온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 첫날의 이야기는 첫날 3만 원을 잃고 바꾼 것에, 자동매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은 AI 자동매매, 초보도 정말 돈을 벌 수 있을까?에 적어 두었습니다.

이 PC가 앞으로 또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욕심은 아직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 문장도 아내에게는 비밀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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